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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미니멀 라이프 실천

미니멀 라이프를 실천하다! 첫번째 후기

by 숨처럼샤랄라 2017. 3.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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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집안에서 그동안 손타지 않아 쌓이고 묵혀지기만 했었던 모든 곳을 한번씩 비워냈습니다.

끼야호~ 정말 기쁘고 신나는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하지만 집에서 많은 물건들을 버리거나 팔거나 기증했는데도 불구하고 아직은 미니멀 라이프 관련책에서 나오는 것처럼 드라마틱하게 변하진 않은 것 같습니다.

사실 저는 드라마틱한 변화를 상상했었거든요 하하하 여전히 필요하지 않은 물건들이 보입니다. 아주 많이 보입니다.

그렇지만 저 혼자 하는것도 아니고 가족 다함께 살고 있는 집에서 다같이 하는 것이기 때문에,

불도저 처럼 '이건 아니야! 싹 갖다 버리자! 이건 필요하지 않아! 우워어어어!' 이렇게 무대포로 강요 할 수는 없었습니다.

어느 정도는 타협해야만 했습니다. 특히나 엄마가 애착을 가지고 있는 생활용품이나 악세사리같은 부분은 정말이지 엄청난 화가 파도처럼 몰려왔지만, 이 또한 언니나 제가 무대포로 강요하거나 밀고 나갔다면 엄마가 당장이라도 '미니멀라이프고 나발이고 다 때려쳐! 나 아무것도 안버릴거야!' 같은 대 참사가 일어났을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가족 각자의 만족감이 조금은 덜 했던것 같습니다.


처음에 미니멀 라이프를 시작 할 때 '할 수 있을까, 부모님이 허락해 주실까, 비워낸다면 얼마나 비울 수 있을까, 가능할까' 등등 여러 생각들을 했었는데 결국 해냈습니다.

'미니멀 라이프를 실천한다는 것이 지나고 보니 어려운일이 아니었다' 라는 말은 안나옵니다.

겁을 주려고 하는 말이 아니라 정신적으로나 신체적으로나 정말 힘들었거든요. 부모님을 설득하는것부터 비워내는 모든 상황들이 힘들지 않았던 것이 없었습니다.

그런데도 포기하지 않고 진행했던 첫번째 이유는 집에 물건이 너무 많았기 때문이었습니다.

물건이 많고 적음은 상대적인 것이지만 언니와 제가 보기엔 물건이 많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리고 정리하면 할수록 맞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두번째는 살면서 한번 쯤은 꼭 해봐야 한다고 느껴졌기 때문입니다.

요즘엔 물건 뿐만이 아니라 마음, 정신, 생각, 등등 여러가지를 비우라는 말들이 많습니다.

그건 현 시대에 일어나는 많은 현상들이 어떤 부분에 과부하에 걸렸다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하지만 보이지 않는 부분들은 개인이 시간을 들여서 오랫동안 생각하고, 고민해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보이지 않는 부분이 아닌 보이는 부분부터 비워보자! 라는 생각에 물건을 버리자고 생각했습니다.

세번째는 버려보니 즐거웠기 때문이었습니다.

어떤 물건들을 버리기를 시작하기전에는 설득이 필요하거나 약간의 트러블이 생기는 경우도 있었지만, 버리고 난 후에는 참 신기하게도 모두가 좋아했습니다.


미니멀 라이프를 진행하면서 좋았던점은 첫번째 가족 다함께 미니멀 라이프를 진행했다는 것 입니다.

우리 가족은 전부 마이웨이입니다. 그래서 무언갈 할 때 각자 알아서 하는게 굉장히 자연스러운 사람들 입니다.

그런데 가족 다같이서 고민하고 실행한다는게 묘하게 기분이 좋았습니다.

그리고 작은 물건 하나를 버리더라도 공동의 물건은 온 가족이 동의를 해야만 버릴 수 있었기 때문에 더 자주 대화를 하게됐습니다.

이런 상황들 덕분에 제가 알지 못했던 가족의 생각들을 조금이나마 더 알 수 있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미니멀 라이프 관련 책들을 보면 가족 다함께 실천하면 가족 단합력이 좋아진다는 글도 봤었는데, 아직 이건 잘 모르겠습니다.


두번째 쓸 수 있는 공간이 생겼다는 것 입니다.

예전엔 쓰고 싶어도 쓸 수가 없는 공간들이 많았었는데, 지금은 아주 많이 줄어들었습니다.

그래서 더욱 많은 공간을 느낄 수 있고 쓸 수 있게 됐습니다. 이 부분은 자주 이야기 했었는데 한번 더 이야기 하겠습니다.

빈 공간이 주는 이 느낌이 정말X9999999999999 좋습니다♡.



세번째 가족 모두가 물건의 위치를 알고 있게 됐다는 것 입니다.

미니멀 라이프에 대한 제가 쓴 글들을 보면 아시겠지만 똑같은 종류의 물건들이 많이 나왔습니다.

물건들이 많이 있어도 알고 있으면 괜찮다고도 생각합니다. 그런데 우리 가족은 물건의 위치를 전부 알지 못했습니다. 사다놓은 당사자 조차도 몰랐습니다.

그리고 물건이 많다보니 정해진 물건의 위치가 없었습니다. 물건의 위치가 얼마나 중요한지 이번에 미니멀 라이프를 진행하면서 아주 크게 느꼈습니다.

현재는 가족모두가 물건의 위치들을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예전엔 어떤 물건이 필요 할 때 가족모두에게 '물건 어디있어?' 라는 말을 자주했었는데 지금은 아무도 안합니다.


네번째 생각지도 못한 짭짤한 수입이 생겼습니다.

물건을 하나씩 버리면서 필요하지는 않고, 버리기는 아까운 물건들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런 물건들은 평화로운 중고나라에 올려 전부 팔았습니다.

판매한 물건들은 사고나서 초반에만 잠깐 사용했던 포켓포토(작동에는 전혀 문제 없었지만, 사진을 뽑으면 그 사진 냄새가 너무나도 퀴퀴했습니다.), 잘 사용했지만 이제는 필요없는 큰 가방 2개, 건담 맞추는걸 좋아한다고 생각해서 언니가 2년전에 사다놨었던 건담 2박스, 커플이 사진을 찍기위해 삼각대에 카메라에 타이머를 맞춰놓고 찍으려는데 어떤 망나니가 카메라를 들고 튀었다는 이야기를 듣고 단 한번도 사용하지 않았던 카메라 삼각대 1개, 사용하기 애매하게 큰 사이즈의 캐리어 2개, 클러치 1개, 이제는 과감히 놓아주겠다던 최근 5년동안 단 한번도 사용하지 않았던 언니의 뱅글 1개, 그리고 처음에 팔았던 80여권의 책과 중간중간 골라내서 팔았던 30여권의 책. 이렇게 물건들을 팔았습니다.

판매한 물건들의 총 합은 50만원 정도 였습니다. 이 돈으로 가족 다함께 외식을 하기도 하고, 다함께 음료수나 커피도 많이 사먹었습니다.


다섯번째 기증의 기쁨을 알았습니다.

기증을 한다는게 조금은 멀게 느껴지기도 했었고, 여유가 되면 하겠다는 마음이었는데, 기증하는것은 먼 곳에 있는게 아니었습니다.



먼저 A4용지와 노랑색과 파랑색색지 입니다.

아주 예전에 잠시 집에서 프린트를 사용했었으나, 현재는 집에서 프린트를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쓸 일이 없는것들 이었습니다.

프린트 이 외에도 A4용지를 사용하는 일은 거의 없었습니다. 그러나 버리기는 정말 아까웠습니다.

그래서 이것들을 어떻게 하면 좋을까 하다가 집앞에 교회가 있는데, 교회에선 자주 사용하지 않을까? 라는 생각에 교회에 먼저 물어보고 기증했습니다.

받아주시는 분들이 감사히 쓰겠다는 말에 오히려 제가 더 감사했습니다. 기분이 정말 좋았습니다.

아 그리고 작은 원목 책꽂이가 있었는데 그것도 사용하신다는 말에 기증했습니다.



그리고 이건 전부 개봉하지 않은 다량의 수세미와, 행주, 일회용품들인데 이것들은 검색해서 전화로 알아본 후에 가까운 복지기관에 기증했습니다.

복지기관에서도 감사히 쓰겠다는 말을 하셨었는데 이 때에도 제가 더 감사했습니다.



그리고 사진은 찍지 못했지만 제약회사 다니는 동생이 줬었던 20개의 새 연고, 작은사이즈의 25개의 포스트 잇, 3개의 새 가위들, 색깔 클립들, 뚜껑달린 새 연필, 문구용 칼 2개, 스테이플러 2개와 심, 사무용 펀치 등등 많은 문구용품을 기증했습니다. 이것들을 사진으로 남기지 못한 이유는 원래 기증할 때 사진으로 찍으려고 했으나, 헌옷수거하시는 분이 이런것도 전부 다 기증한다고 하셔서 빠르게 봉지에 담아 다 가져가셨습니다.

이렇게 나름대로 많은 물건을 이번 기회에 기증을 하게 되었습니다.

상상이상으로 정말 기뻤습니다. 새로운 기쁨이었습니다.

우리에겐 필요 없는 물건들이었지만, 그 물건들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가서 잘 쓰일 것이라는 생각에 절로 어깨춤이 들썩였습니다.

기증이란 걸 어렵게 생각했었는데, 아니었습니다. 생각보다 정말 가까운곳에 있었습니다. 정말 뿌듯했습니다.

그리고 어머니가 개인적으로 주위분들에게 주신 물건들이 있는데, 새 지갑 4개, 가방 2개, 엄마가 정말 사랑하셨던 여러 악세서리들, 그리고 제가 잠시 인형뽑기에 사로잡혀 뽑아 왔었던 대형 쵸파인형 2개(인형에 대한 이야기는 따로 포스팅 하겠습니다.), 어떠한 글씨도 써져있지 않았던 약 50장 정도의 새 수건들을 주위에 필요한분들께 주셨습니다.

엄마가 주위분들에게 물건을 주실 때마다 티는 많이 안내셨지만, 입이 귀에 걸린채로 집에 오셨었습니다.

그리고 슬쩍슬쩍 받은 사람들이 고맙고 잘 쓴다는 말을 하는데 기분이 좋았다고 이야기 하셨습니다.

기증은 정말 좋은 경험이었습니다. 앞으로도 기증 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기면 자주 해보려고 합니다.


이제 미니멀 라이프를 하면서 아쉬웠던 점을 이야기 해보려합니다.

아쉬웠점은 사실 많지 않습니다. 하지만 완전히 없었던것은 아니었기에 써보려 합니다.



먼저 계획을 짜보지 않았던 것, 버리고 나서의 물건의 위치 혹은 가구의 위치, 그리고 크게는 전체적인 배치를 짜보지 않았던 것 입니다.

그래서 버리고 나서의 물건 위치 정하는데 정말 시간을 많이 썼습니다.

이전과는 다르게 가족 모두가 알아야 하고, 편한곳으로 위치를 정하다 보니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이 부분이 아쉬웠습니다. '이 부분을 조금 더 고민해보고 움직였더라면 시간과 힘을 단축 시킬 수 있었을텐데...'라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이렇게 나름대로의 미니멀 라이프 첫번째 후기를 작성해봤습니다.

미니멀 라이프를 하면서 나름대로 심혈을 기울여썼는데 오늘 후기를 쓰기 전에 포스팅 몇 개를 다시보니 오타도 있고, 부끄러운 부분도 있었습니다.

그리고 사진! 정말 사진은 더 많이 찍지 못 했던게 너무나도 아쉽게 느껴집니다.흑흑 이 부분에서 사진이 있어야 제 맛인데!!! 라며 정말 아쉬워 했습니다.

하지만 이미 지나간 일이기에 앞으로는 사진을 더 신경쓰도록 하겠다는 다짐을 했습니다.

그리고 이 포스팅은 후기이기는 하지만 크게 한번 마무리된것을 기념해 작성하는 후기이고 지금도 작은 물건들을 계속계속 버리고 있고, 앞으로도 버릴 예정입니다.

미니멀 라이프가 끝난게 아니라는 소리죠. 움하하핫 그래서 앞으로 쓰게 될 미니멀 라이프 관련된 이야기들은 작은물건을 버리거나 비우는 이야기를 하게 될 것 같습니다.

그리고 나서 정말 온 가족의 마음에 쏙 들게 다 비워지면 그 때 두번째 후기를 쓰게 되지 않을까 합니다. 넘나 기대되는것.

마지막으로 정말 이렇게 하긴 했구나 라는 생각에 스스로가 대견하게 느껴지기도 하고, 큰 맘 먹고 움직여주신 부모님께도 감사하게 느낍니다.

이번에 미니멀 라이프를 가족 다함께 진행 했던것은 잊지 못할 기억이 될것 같고, 아주 좋은 경험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많은 물건들이 왜 필요하다고 착각을 했었을까..' 와 '물건이라는것을 우리가 잘못 생각하고 있었구나'라는 깨달음도 있었습니다.

기분 탓인지 모르겠지만 알 수 없는 마음의 짐도 줄어든 것 같습니다. 무언가 불편하게 느껴지던게 많이 사라졌습니다.

밤이 깊었습니다. 어떤 감성적인 글을 써서 마무리를 짓고 싶었지만, 도통 떠오르질 않아서 이만 제 안에 감성을 불러오게 할 도깨비를 보러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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